교동미술관은 1950년대 섬유 방직공장에서 오늘날의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장소적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교동미술관의 옛 터인 섬유 방직공장에서 일했던 여공들을 소환하여 그들의 삶을 위로하고, 동시대 여성 예술가들의 관점으로 젠더, 세대, 계층을 초월한 시선과 연대를 향한 고민을 공유하는 ‘미술-영화-공연’의 다채로운 예술을 제안합니다.
과거 경제 발전의 주역이었으나 가려져 있던 여성 노동자들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오마주에서 출발하여, 오늘날 여전히 주변화된 타자의 자리에 머물고 있는 여성들의 서사를 연결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특히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 ‘재봉틀’을 매개로 반세기의 시공간을 잇고, 예술을 통한 나눔과 연대의 가치가 동시대에 지니는 의의를 입체적으로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본 전시는 고보연, 김영란, 조한나 3인의 예술적 방법론을 통해 ‘인간으로서 여성이 지닌 다채로운 존재 방식’을 조명하며 연대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노동집약적인 수작업으로 소외된 여성의 노동을 공적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고보연, 부모님의 유품과 이름을 호명하며 지워진 존재들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김영란, 그리고 세대 간의 간극을 넘어 ‘무엇이든 될 수 있는(can be anyone)’ 주체적 삶을 선언하는 조한나의 목소리를 통해 타자와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합니다. 여기에 정종웅의 유기적인 퍼포먼스가 더해져 경계를 허물고 확장하는 ‘연대’의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전달합니다.